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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필름

 

원작 : 레프 톨스토이
(Leo Tolstoy | Lev Nikolayevich Tolstoy)

 

- 전쟁과 평화 -

 

2편 : 나타샤 로스토프 (Part II)

 

감독
세르게이 본다르추크

 

1807년 6월, 틸싯에서

 

두 황제인 알렉산더와
나폴레옹이 만났다

 

그러는 동안에도...

 

사람들의 실제 삶은

 

여전히 자신들의 건강이나
일 등에 매여있었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며 즐기는

 

학문과 시 또는 음악

 

사랑, 우정, 미움과
열정 같은 생활들은...

 

정치와는 아무 관계 없이
평소처럼 돌아갔다

 

나폴레옹과의 친교나 전쟁과
상관없이 말이다

 

1월, 2월, 3월, 4월...

 

어서 말씀해보세요, 어머니

 

난 원치 않는단다, 얘야

 

너희 유년 시절의 우정을
모두들 이해하는 건 아니지만

 

둘이 가깝게 지내는 것은
네게 안 좋을수도 있어

 

중요한 건
그가 괴로워하고 있다는 거야

 

벌써 좋은 사람을 찾았어야 할
그가 이젠 미쳐가고 있단다

 

그래요?

 

내가 얘기해주마

 

내겐 사촌이 있었지

 

알아요, 키릴 맛베예비치죠
하지만 그 분은 너무 늙었어요

 

항상 늙었던 것은 아니지

 

보리스에게 말을 해야겠다
그가 자주 오면 좋을 게 없어

 

오고 싶으면 그래도 되잖아요?

 

어차피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어머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그와 결혼하지 않을 테니

 

그냥 오게 하세요
결혼은 안 하지만...

 

- 그럼?
- 그냥요

 

전 결혼하기 싫어요

 

그러니까...

 

웃지 마세요
침대가 흔들려요

 

웃으시는 걸 보면
어머니는 저와 똑같아요

 

어머니

 

그가 절 사랑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머니를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도 있었나요?

 

참 착한 사람이지만

 

제 취향이 아니에요

 

식사시간을 알리는 할아버지처럼
꽉 막힌 사람이에요

 

- 무슨 말씀인지 아세요?
- 아니

 

맘이 좁고, 회색 빛이 나고 흐려요

 

무슨 말을 하는 게냐?

 

정말로 모르시겠어요?
니콜렝카는 알 걸요

 

베즈코프는 예를 들면
남색과 빨간색에다가

 

네모 같아요

 

그와도 시시덕거리고 있었지?

 

아니요, 그는 결사단이에요

 

사랑스러운 남색과 빨강...
어떻게 설명을 드리죠?

 

얘야, 아직 안 자냐?

 

내 안에 있는 모든 걸
아무도 몰라

 

소냐 언니는 알까?
너무 정숙해서 모를 거야

 

어머니도 날 이해 못 하셔

 

나는 왜 이렇게 영리한 걸까?

 

그녀는 매력적이고
모든 것을 갖추었다

 

매우 지적이었고
예쁘며 우아했다

 

그녀는 헤엄을 치듯이
아름답게 날아다닌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
그 멋진 목소리!

 

12월 31일,
1809년도의 마지막 날

 

캐서린 여왕의 고위 인사가
무도회를 열었다

 

황제와 외교단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로스토프 가족도
초대를 받았는데

 

나타샤에게는 첫 무도회였다

 

그런 식으로는 안 돼

 

소냐! 리본이 이상해
이리 와봐

 

준비 덜 됐어? 거의 10시야

 

가요!
어머니, 다 준비하셨어요?

 

이제 모자만 쓰면 된다

 

제가 해드릴게요

 

벌써 10시구나

 

마브루샤, 어서!

 

- 아직 멀었니?
- 곧 돼요! 들어오시면 안 돼요

 

아무도 나와 춤을 추자고
하지 않을 건가?

 

아무도 날
바라보지 않을 건가?

 

아니야, 이럴 리가 없어!

 

내가 얼마나 춤을
추고 싶은지 알 텐데

 

내가 얼마나 춤을
잘 추는지

 

나와 춤을 추면
즐거운지 알 텐데

 

참 흥미로운 일이군...

 

자넨 항상 춤을 추지 않나?

 

저기 로스토프의 영애가 있네

 

- 가서 춤을 청하지 않겠나?
- 어디 있는데?

 

실례지만 다음에
또 말씀 나누죠

 

무도회에 왔으면 춤을 춰야죠

 

왕자님, 제 딸을 소개합니다

 

예전에 한번 만난 적이 있죠
기억이 나시는지요

 

왈츠를 같이 춰주겠소?

 

그녀가 그녀의 사촌에게 먼저 가고
다른 여자에게 가게 된다면

 

내 아내가 된다는 뜻이 될거야

 

너무 멋지지 않아요?

 

네, 그렇네요

 

자네가 웬일인가?

 

어제 말하고 싶었어

 

이런 기분은 처음이네

 

난 사랑에 빠졌네, 친구

 

- 왠일이냐?
- 어머니, 지금 묻지 마세요

 

- 나타샤 로스토프와?
- 그럼 또 누가 있겠나?

 

너무나 강렬한 감정이야
지금까진 살아있는 게 아니었네

 

이제야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네
그녀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네

 

그녀가 나를 사랑하겠나?
그녀에겐 난 너무 늙었어

 

이런 느낌은 처음이에요!
하지만 같이 있으면 두려워요

 

이게 정말로 사랑인가요?

 

- 무슨 말이라도 해주게
- 글쎄...

 

무슨 말을 하겠나?

 

- 어머니, 주무세요?
- 아니, 그저 두렵구나

 

전 잠이 안 와요
이런 기분은 처음이에요

 

그 아이는 정말로

 

사랑스럽고 귀하네

 

제발 따지려 들지 말고
확신하게나

 

그 아이와 결혼하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될 걸세

 

- 하지만 그 아이는?
- 자네를 사랑한다네

 

- 말도 안돼
- 나도 알아

 

- 어리석은 말이네, 피에르
- 알고 있네

 

누군가에게 말을 해봐야겠네

 

왜 우리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왔을 때 그도 온 걸까요?

 

그리고 무도회에서 만났고요

 

분명히 운명이에요...
네, 운명이요

 

세상이 두 개로 갈라진 것 같네

 

그녀가 있는 곳에는
행복과 희망 또 빛이 있고

 

그녀가 없는 곳에는
암흑만이 있을 뿐이네

 

암흑과 어두움...
자네 말뜻을 알지

 

사람은 어두움보다 빛을
좋아하지 않나?

 

너무 행복하네
자네도 기뻐한다는 걸 아네

 

그렇네

 

어머니, 사랑해요!
전 지금 너무 행복해요!

 

3주가 지났다

 

하지만 왕자는 로스토프 가에
연락을 하지 않았다

 

나타샤

 

그가 아플지도 모르잖아

 

아우스털리츠에서 다쳤잖니

 

아니면 바쁘거나

 

제발, 어머니!
그의 생각은 하기 싫어요

 

우릴 보러 온다더니
안 오잖아요

 

전 결혼하기도 싫어요
그 남자가 두려워요

 

진심이에요

 

평온해요

 

생각하면 무슨 소용이야?
지금 이대로가 좋아

 

그래, 그게 나야!

 

난 아무도 필요없어

 

나타샤는 참 매력적이야!

 

아름답고 목소리도 예쁘며 젊고
그 누구도 괴롭히지 않아

 

제발 내버려둬!

 

어머니, 왕자가 왔어요!

 

견딜 수가 없어요!

 

무서워요!
난 어떻게 해야 하지요?

 

누가 왔다는 거냐?

 

제발, 나타샤...

 

참 오랜만이라서...

 

아버님 때문에
찾아 뵙지 못했습니다

 

아주 중요한 일을
의논해야 해서요

 

어젯밤에 돌아왔어요

 

백작 부인과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나가 있거라, 나타샤

 

하느님, 절 불쌍히 여기시고

 

절 도와주세요

 

무슨 일이에요, 어머니?

 

가보거라

 

너와 결혼을 하시겠단다

 

이 낯선 사람이 정말로
내 인생의 전부가 될 것인가?

 

이젠 그 무엇보다도
내게 소중한 사람이야

 

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소

 

내게 희망이 있다고 말을 해주오

 

왜 물으시죠?

 

이미 아실 텐데 왜 의심하시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왜 말씀하시나요?

 

날 사랑하오?

 

네, 그럼요

 

왜 그러시오?

 

너무 행복해요

 

안드레이 왕자는 더 이상 그녀에 대한
예전의 사랑을 느끼지 못했다

 

뭔가가 달라진 것이었다

 

예전 같은 낭만적인
매력은 없어졌고

 

그녀의 여성스러움과
아이 같은 가냘픔을 동정했다

 

그녀의 헌신과 믿음 이전에
두려움 같은 걸 느꼈다

 

이 새로운 감정은
예전처럼 낭만적이지는 않았지만

 

더 강했고 진지했다

 

1년을 기다려달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들었소?

 

내게 가능한 일일까?

 

이제 이 사람의 아내가
되는 것인가?

 

이렇게 지적이고 매력적인
낯선 사람과 함께?

 

내 아버지도
존경하시는 이 분과?

 

이제 인생은
더 이상 장난이 아니고

 

내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사실일까?

 

그런데 내게 뭘 물었지?

 

아뇨

 

당신은 너무 어리고
난 이미 많은 경험을 해봤소

 

두려운 건 당신이 아직
자신을 모른다는 거요

 

1년을 기다리기에는
너무 힘들지만 내 행복을 늦추고

 

당신 자신을
시험하는 시간을 주겠소

 

1년 뒤에 나를
행복하게 해주오

 

그때까지는 당신은 자유고
약혼은 비밀로 하겠소

 

생각을 해보고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면...

 

왜 그런 말을 하세요?

 

처음 오트라도네에
오신 날부터 사랑했어요

 

1년이면 자신을 알게 될 거요

 

1년이요?

 

왜 1년을 기다려요?

 

더 빨리 하면 안 되는 거예요?

 

두려워요!

 

1년을 기다린다니
죽을 것 같아요!

 

끔찍해요!

 

너무 끔찍해요!

 

아니에요!
무엇이든 할게요

 

전 너무 행복해요!

 

약혼식은 올리지 않았고

 

그들의 관계는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가지 말아요

 

제발, 나타샤
어떻게 될지 모르겠소

 

신 만이 아실거요
내가 싫어질 수도 있겠지

 

이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건 아오

 

하지만 내가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생긴다면...

 

가지 마세요

 

무슨 일이 생기면

 

피에르한테 도움을 청하시오

 

얼빠진 듯한 친구지만
좋은 사람이니까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피에르는 분개했을 것이다
7년 전에 그가

 

외국에서 돌아왔을 때

 

만약 누군가가 그에게

 

미리 계획을 세울
필요가 없다고 말했거나

 

그의 길은 이미
결정됐다고 했다면 말이다

 

가끔 그는 인생은 한 순간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달랬다

 

하지만 또 다른 생각에
충격을 받곤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순간적인 인생에 빠져들었나?

 

그처럼 이와 머리카락을 가졌지만

 

떠날 때는 이도 머리카락도
하나도 없이 떠난다

 

왜? 뭘 위해서?

 

이 세상은 어떻게 돌아갔었나?

 

때때로 피에르는
그가 들었던 얘기가 생각났다

 

복병을 만나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군인들의 얘기 말이다

 

다른 일이나 생각으로 머리를 채워야지만
그 위험을 잘 견뎌낼 수 있다고 했다

 

피에르는 모든 사람들이
그 군인들과 같다고 생각했다

 

삶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일부는 야망과 도박에

 

일부는 사기에 여자와 사냥에

 

일부는 경마와 정치에

 

또 운동이나 술에

 

일부는 국가 행정에
빠진 것이다

 

소중한 것, 하찮은 것도 없고

 

단 한가지만이 문제였다

 

그녀에게서 최대한 멀리
도망치는 거였다!

 

그 불쾌한 여자를
피하기 위해서 말이다

 

술에 취하면
그는 이런 말을 했었다

 

"모든 걸 해결할 방법이 있다
하지만 나중에 생각할 것이다!"

 

문제는 '나중'이
오지 않았던 것이다

 

안녕하세요, 삼촌!

 

그래, 모두 좋구나
네가 나올 줄 알았다

 

어서 가보는 게 좋을 거야

 

기르칙에게 들었는데
일라긴들이 사냥개를 데리고

 

코르니키에 갔다고 했다

 

코 앞에서 사냥감을
모두 빼앗기겠다

 

그럼 가겠습니다
가볼까요?

 

안녕하세요, 삼촌!
저희도 가고 있어요!

 

그래, 사냥개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라

 

방해가 안 되도록
가만히 있을게요

 

그래, 하지만 말에서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라

 

꼭 붙들도록 하거라

 

자네 나탈랴 일리니츠나 봤나?

 

피요트르 일리치와
자로브의 풀밭 뒤에 서있습니다

 

숙녀지만 사냥을 참 좋아해

 

말 타는 솜씨가 놀랍지 않나?

 

- 남자라 해도 저러긴 힘들지
- 네! 대담하고 영리하시죠

 

조심하게, 사냥감이 달아나겠어
다닐라가 화를 많이 낼 걸세

 

사냥에 대해선 저도 잘 압니다

 

사냥감을 찾았군요

 

리야도브스키 고원입니다

 

조용해!

 

저기다!

 

옆을 지나갔잖소!

 

사냥꾼 맞소?

 

하느님, 이런 부탁에는
어떤 희생이 필요한지요?

 

이런 걸 묻는 건
죄라는 걸 압니다

 

하지만 늑대를 제게
오게 해주십시오!

 

계속 갈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

 

계속 가자

 

훌륭한 늑대군!

 

이게 정말
은둔자 늑대라는 건가?

 

아주 사나운 놈입니다

 

자네처럼 사납겠지, 다닐라

 

우리 꼬마 아가씨!
오늘 멋졌어!

 

저런 여장부는 처음 보네!

 

새벽부터 초저녁까지 말을
타고도 이리 발랄하다니!

 

이거 한번 드셔 보세요

 

페트야, 어서 일어나!

 

일어나!

 

먹어봐! 너무 맛있어!

 

내 인생 마지막을
이렇게 보낼 거다

 

죽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

 

그러니 불만이 뭐 있겠나?

 

문 좀 열게나

 

내 마부가 연주하는 거야

 

좋은 발랄라이카를 사줬지

 

좋은데요! 잘하네요

 

잘하다니요?

 

너무 매혹적이에요!

 

제발 멈추지 마세요

 

더 연주해주세요

 

듣기 좋으세요?

 

연주를 꽤 잘하죠?

 

그렇게 치면 안 되지

 

트릴로 연주 할 부분인데...

 

트릴

 

삼촌도 치세요?

 

아니샤, 내 기타 좀 가져오게

 

친지 참 오래 됐지만...

 

아름다워요, 삼촌!

 

더요! 더 해주세요!

 

제발요, 삼촌!

 

자...

 

우리 조카님...

 

프랑스 유모 손에 자란

 

이 꼬마 아가씨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런 분위기를
흡수한 것일까?

 

이 전형적인
러시아 사람의 풍습을?

 

하지만 그녀의 영감과 동작은

 

정확하게 러시아 식이었음을
그녀의 삼촌은 발견할 수 있었다

 

아니샤가 가진 모든 것을

 

어떻게 파악한 것일까?

 

아니샤의 부모와 모든

 

러시아 인들에게 있던 것을...

 

잘했다!

 

역시 내 조카야!

 

이제 괜찮은 청년을
남편으로 삼으면 되겠다!

 

벌써 골랐어요

 

네, 좋은 사람이에요

 

"벌써 골랐다"라고 했을 때의
니콜라이의 미소는 어떤 뜻일까?

 

그는 볼콘스키 씨가
이해를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행복한 시간을
인정할 수 없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는 이해할 것이다

 

지금 어디 있을까?

 

하지만 그 사람을 생각하면 안 돼

 

밤이 이불을 깔아 놓았네

 

떨어진 눈으로 만든 이불이

 

모든 길을 덮었네

 

동트기 전에 빛을 받으면서

 

좋은 사람을 잠식하는 것은

 

슬픔이 아니라 불행이네

 

좋은 사람은 비탄에 잠기네

 

- 무슨 생각해?
- 나?

 

우리가 마차를 타고

 

집에 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어

 

사실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막상 도착하면
오트라도네가 아닌

 

요정의 나라일 거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아니, 그게 다야

 

그 사람 생각을 하고 있었군

 

아니야

 

그리고 아니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생각했어

 

정말이야

 

이 순간처럼 행복할 순
없을 거란 걸 알아

 

무슨 말이야?

 

나타샤는 내게 소중한 존재다

 

이런 친구는
영원히 없을 거야

 

왜 결혼을 하는 거지?

 

영원히 이렇게 살 수 있는데

 

니콜라이는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그가 빨리 돌아와야 할텐데

 

우리가 결혼하지 못할까 두려워

 

무엇보다도 안좋은 건
내가 나이를 먹어가는 거다

 

더 이상 지금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오늘 오시면
어떻게 하지?

 

어제 왔는데 내가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내가 이들과 뭘 하지?

 

니키타, 가서...

 

어디로 보내지?

 

마당으로 나가서
닭 한 마리를 잡아줘

 

나스타샤 이바노브나

 

내가 뭘 낳을까?

 

아가씨요? 벼룩이요

 

잠자리나 메뚜기요

 

세상에, 항상 똑같아

 

어디로 가야 하지?

 

뭘 해야 하나?

 

마다가스카르 섬...

 

마다가스카르?

 

마다가스카르

 

이젠 아무 일도 없을 것 같단
생각 가끔 안 들어?

 

아무것도

 

좋은 일들은 이미 다 생겼고

 

그럼 지루하다기 보다는
차라리 슬프겠지?

 

나도 그런 생각해

 

모두들 기뻐할 때를 기억하고

 

갑자기 다 질렸다는 생각을 하고
모두 죽었으면 해

 

군대에선 파티에
한번도 안 갔지만

 

음악을 들었는데

 

순간 굉장히 우울했어

 

알아, 알아

 

나도 어렸을 땐
그런 느낌이 있었어

 

내가 자두를 먹어서
벌을 받았던 것 생각나?

 

모두들 춤을 추고 있는데
혼자 서재에서 울고 있었잖아

 

영원히 못 잊을 거야

 

너무 괴로웠고

 

그땐 모두가 미웠지

 

난 그 자두를 안 가져갔어
기억하지?

 

기억나, 그때 너에게 가서
위로해줬지

 

널 위로하고 싶었지만
너무 부끄러웠어

 

우린 참 재미있어 했지

 

그때 인형이 있었는데
네게 주고 싶었지

 

생각나, 소냐?

 

그래, 생각나는 게 있어

 

참 이상해, 마치 꿈만 같아

 

맘에 들어

 

옛날 아버지가
파란색 모피 코트를 입고

 

현관에서 총을 쏜 일 생각나?

 

정말 재미있었지?

 

닭을 잡아왔습니다, 아가씨

 

도로 가져가라고 해

 

있잖아, 사람이 뭔가를

 

기억하려고 노력하면
그 사람이 태어나기 전에

 

이 세상에서 있었던
일들까지 생각하게 될 거야

 

윤회라는 거지

 

이집트에선 동물에 사람의
영혼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동물 속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했지

 

인간이 동물이었다는 건 믿지 않아
하지만 인간이 천사였다는 건 믿어

 

옛날에 여기 있었으니까
다 기억하는 거야

 

우리가 천사였다면
왜 밑으로 떨어진 거야?

 

그럴 수가 없어

 

밑으로 간 게 아니야
누가 그래?

 

내가 전에 뭘 했는지
어떻게 알지?

 

영혼은 영원한 거야

 

내가 영원히 산다면

 

벌써 영원히 살았다는 거지

 

하지만 우리가 영원을

 

상상하긴 어렵단다

 

왜 어렵죠?

 

오늘이 있으면 내일이 있고
그러면 영원이 있는 거예요

 

또 어제가 있었으면
그 전날도 있었던 거죠

 

배우들이 왔어!

 

- 나타샤!
- 왜? 그를 봤어?

 

그래

 

잠깐... 봤어

 

서있었어? 아니면 누웠어?

 

처음엔 아무것도 없었는데
갑자기 누워있는 걸 봤어

 

누워있어? 아픈가?

 

아니, 얼굴은 기쁜 표정이었어

 

그래서 어떻게 됐어, 소냐?

 

잘 안 보였지만

 

파란색과 빨간색이 보였어

 

소냐

 

언제쯤이면 돌아올까?

 

다시 볼 수는 있을까?

 

나와 그가 어떻게 될까

 

모든 것이 두렵고 무서워

 

안드레이가 1년을 석달로
줄이겠다고 했다

 

내가 죽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해라

 

얼마 남지 않았으니

 

어서 결혼하라고 해라!
훌륭한 동맹이구나!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부자라고?

 

그리고 불쌍한 니콜라이에게
그런 새엄마를 들인다고?

 

내일 당장 결혼하라고 해!

 

난 가정 교사랑 하면 되겠네!

 

자기도 새엄마 없이
살면 안 되겠지?

 

난 더 이상 이 집
여자들이랑 안 살아!

 

너도 안드레이와 살고 싶니?

 

그럼 어서 가!

 

백작님의 물건은 이쪽에 놓고
아가씨들 것은 왼쪽에 놓아라

 

살도 찌고 더 예뻐졌구나!

 

얼굴이 차갑다!

 

마리아 드미트리에브나

 

부인이 아프고 난방이 안 돼요

 

초대를 하셔서 저희가 왔습니다

 

드디어 오셨군요, 정말 기뻐요

 

볼콘스키의 아버지는 모스크바에
오셨고 아들도 곧 올 거예요

 

정말 한번
만나 뵈셔야 하는데...

 

왕자님은 뵈실 수 없지만

 

공주님이 올라오시라고 합니다

 

공주님, 제 딸을
데리고 왔습니다

 

만나게 돼서 참 기쁘네요

 

오래 기다렸습니다, 백작님
저도 기쁘네요

 

왕자님께서 아직 몸이
불편하시다는데, 유감입니다

 

공주님께서 허락하신다면

 

나타샤를 여기 잠시 두고

 

안나 세미오노브나를
만나고 오겠습니다

 

돌아와서 데리고 가겠습니다

 

오래 계시다 오셔도 됩니다

 

나타샤, 안드레이가 드디어
행복을 찾았다니 정말 기뻐요

 

공주님, 지금 그런 얘기는
적당하지 않은 것 같아요

 

아가씨가 혹시...

 

로스토프 백작 따님 아니십니까?

 

실례하겠소이다

 

하느님도 아실 것이오
진정 오신 줄 몰랐소

 

내 딸을 보러가던 참이라

 

이런 차림이오

 

용서하시구려

 

실례하겠소이다

 

그의 아버님과 누님이
나와 무슨 상관인가?

 

그 사람 하나를 사랑하고 있잖아

 

그 사람 생각을 하면 안 돼
당분간 잊자

 

안나 미켈로브나의
모자 좀 보세요

 

카라긴 가족이 보리스와
줄리랑 왔군

 

약혼한 게 분명해

 

드루베스코이가 청혼을
했다고 오늘 들었어요

 

모스크바엔 언제 오셨습니까
백작 부인?

 

저도 일이 있어서
딸들을 데려왔죠

 

세미오노브나의 연기가
굉장하다고 하더군요

 

저기 쿠라긴이 온다!

 

이제 오지 못하오

 

그럼 다시 못 보겠지요?

 

당신을 열렬히 사랑하고 있는데

 

다시는 못 보는 거요?

 

나타샤!

 

나타샤!

 

한마디만 해주오!

 

제발!

 

제발, 나타샤!

 

한마디만!

 

제발!

 

아가씨

 

어떤 남자분이 이걸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주의 사랑만을 위해...

 

'어젯밤부터
내 운명은 정해졌소'

 

'사랑 받을 수 없다면 죽겠소'

 

'선택의 여지가 없소'

 

- 그거 아나?
- 뭘?

 

그만두게
아직 시간이 있다니까

 

그게 말이나 되나?

 

내게 얼마나 중요한 건데

 

진심이네, 자네가
하려는 일은 장난이 아닐세

 

그만하게!
날 내버려두게!

 

자네를 여태까지 도왔지만
진실을 말해줘야겠네

 

이건 아주 위험하고
바보 같은 일일세

 

좋아, 그 아이를 데리고
도망간다 해도 안 잡힐 것 같나?

 

자네가 이미 결혼했다는 걸 알고
법원으로 데려갈 걸세

 

천만에!

 

내가 벌써 설명하지 않았나?

 

결혼을 무효로 하면 그만이고

 

외국에 나가 살면
아무도 모를 것일세

 

그러니 이제 그만하게

 

처형을 받을 걸세

 

그만하래도!

 

내가 얼마나 힘든지
자넨 모르네

 

내 심장이 이렇게 뛰고 있네

 

아름다운 그녀의 발걸음!

 

또 그 눈빛!
여신이 따로 없네!

 

돈이 떨어지면 어떻게 할 건가?

 

그때?

 

그걸 내가 어떻게 아나?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게

 

소냐, 더 이상
비밀로 할 수 없어

 

있잖아...

 

우린 사랑에 빠졌어

 

그가 내게 편지를 썼어

 

그럼 볼콘스키 왕자는?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너는 모를 거야!

 

나타샤, 정말야?

 

그럼 안드레이 왕자님과
헤어질 거야?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러지 마!

 

그만하고 내 말을 잘 들어봐

 

그러면 안 돼
내가 다 얘기해버릴 거야

 

그럼 내 적이 될 거야!
내 인생을 망치고 싶어?

 

내 일을 방해하지 마!

 

난 지금 비밀을 얘기한 거야

 

그럼 그는 왜 당당하게
청혼을 하지 않는 거야?

 

안드레이 왕자님이
네게 자유를 줬다 해도

 

그를 의심하면 안 돼, 소냐

 

- 만약 정직한 사람이 아니라면?
- 그 없이는 살 수 없어!

 

나타샤, 이해가 안 돼!

 

무슨 소리야?

 

네 아버지와
니콜라이를 생각해봐!

 

아무도 필요없어! 그 사람 말곤
아무도 사랑하지 않아!

 

너는 이해 못할거야!

 

싸우기 싫으니 어서 가!

 

내가 얼마나 고통 받는지 몰라?

 

내 옛 친구들, 우린 좋은
시간들이 참 많지 않았나?

 

그럼, 언제 또 보겠나?
난 해외로 간다네!

 

잘들 있게!

 

가자고!

 

모피 코트는 어디 있지?

 

이그나카! 위층에 올라가서
모피 코트를 가져오게!

 

그녀는 무서워서 옷도 제대로
입고 오지 않을 거야

 

빨리 일을 처리하지 않으면

 

그녀는 추워서 돌아갈 거네

 

그럼 코트로 감싸주고
썰매까지 안겨줘야지

 

이 바보 같은 사람아!

 

내가 모피라고 했지?

 

난 필요없으니
어서 가져가세요

 

이렇게

 

내가 시범을 보여주겠네
이렇게, 알겠나?

 

이럇!

 

곧 나오실 겁니다

 

- 마님을 뵈러 들어오시겠습니까?
- 누구?

 

"쿠라긴! 돌아와
누가 비밀을 누설했네!"

 

마리아 드미트리에브나
절 제발 들여보내주세요!

 

뻔뻔스러운 것 같으니!
건방진 계집!

 

잘하는구나! 내 집에서

 

야반도주를 계획하다니

 

눈물은 그만 보이고
내가 말하는 걸 잘 들어라

 

넌 마치 밤거리의 여자처럼
네 명예를 더럽혔다

 

네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네게 무슨 짓이든 했을 거다

 

솔직히 말하는데

 

그는 운 좋게도 도망쳤지만
곧 찾아낼 것이다

 

내 말을 들어 보라니까!

 

절 내버려두세요
상관 없어요! 죽을 거예요!

 

나타샤!

 

나타샤!

 

이건 널 위해서란다

 

저기...

 

가만히 있어,
괴롭히지 않을 테니

 

내일 돌아오시는 네 아버지한테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하니?

 

아버지와 네 약혼자가 안다면?

 

전 이제 약혼자가 없어요

 

상관 없다

 

그래도 알게 되겠지
아무 말도 안 할 것 같으냐?

 

네 아버지를 알아

 

결투를 신청할 지도 모른다
그럼 어떻게 할 테냐?

 

절 내버려두세요!

 

왜 참견을 하시는 거예요?

 

누가 그러라고
부탁이라도 했어요?

 

그럼 어떻게 하냐?
그가 널 납치라도 했어봐라

 

네가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그는 나쁜 놈이라니까!

 

당신들보다 좋은 사람이에요!
왜 참견하셨냐고요?

 

오, 자비로우신 하느님!

 

소냐, 왜 그랬어?

 

어서 나가요!

 

모두 날 미워한다는 거 알아!

 

이 빌어먹을 녀석!
이 악당아!

 

내가 왜 이걸로
자네 머리를 안 치나 몰라!

 

- 그녀와 결혼을 약속했나?
- 그건...

 

이미 결혼을 해서
그런 약속은 할 수 없었네

 

그녀에게 편지라도 받았나?

 

아무 짓도 안 할 테니
두려워 말게

 

첫째, 편지는 내가 갖겠네

 

둘째, 자넨 내일
모스크바를 떠나게

 

- 하지만 어떻게...
- 셋째

 

누구에게도...

 

이 사건에 대한 얘기를
하면 안 되네

 

그걸 막지는 못하겠지만

 

자네에게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진정 필요하다면
내 아내 같은 사람을 찾아다니게

 

그런 사람들은 자네가
원하는 걸 아니까

 

그게 나을 걸세

 

자넨 방탕한 생활을 한
경험이 있으니 잘 알 거 아닌가

 

하지만 약혼한
아가씨를 속이고

 

납치까지 계획하다니...

 

그게 노파나 아이를 때리는 것만큼
비열한 짓이라는 걸 모르나?

 

난 잘 모르겠네

 

나도 몰라,
나도 알고 싶지 않아

 

하지만 지금 자네가
내게 한 말들은

 

명예로운 남자로서
용납할 수 없네

 

목격자가 없다 해도
난 아무 데도 안 가네

 

자네 지금 결투를 신청하는 건가?

 

모욕이나 취소하게, 내가 자네
원대로 하기 원한다면 말이네

 

그럼 취소하고
용서를 구하겠네

 

여행을 떠날 때
돈이 필요하다면...

 

자네 참 별난 사람일세!
잔인하고 야비하며 냉혹해!

 

그녀의 편지와 초상화야
돌려주겠나?

 

그녀가 매우 아프다네

 

그럼 아직도 여기 있다는 건가?
쿠라긴 왕자는?

 

그는 이미 떠났지만

 

그녀는 죽을 뻔했네

 

아프다니 유감이군

 

그럼 쿠라긴이
결혼을 청하지 않은 건가?

 

그는 이미 결혼을 한 상태라서
결혼을 다시 할 수가 없었네

 

자네 처남은 지금 어디 있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떠났네
사실 어디 있는지 모르네

 

그건 중요하지 않아

 

그녀에게 지금까지 자유로웠고
영원히 그럴 거라고 전하게

 

그리고 행복을 빈다고도
얘기해주게

 

우리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의논했던 거 생각나나?

 

내가 자네에게 타락한
여자를 용서하라고 했지만

 

내가 그럴 거라고는 한 적 없네

 

이 상황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그럼 관대하게
다시 청혼을 하라는 건가?

 

하지만 난 그렇게 할 수 없네

 

내 친구가 되고 싶다면
이런 얘기는 다시 하지 말게나

 

이 모든 걸 잊게

 

그럼, 잘 가게
그녀에게 자네가 줄 건가?

 

피에르

 

볼콘스키 왕자님은
당신 친구예요

 

한때 그가 당신께 도움을
청하라고 한 적이 있어요

 

이제 왕자님이 오셨는데...

 

그 분에게...

 

날 용서해달라고...

 

그러겠소, 하지만...

 

모든 게 끝났다는 건 알아요

 

그에게 고통을 줬다고
생각하면 너무 괴로워요

 

나에 대한 모든 걸
용서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해주시겠어요?

 

그러죠

 

부탁한 대로 하겠소

 

하지만 궁금한 게 하나 있소

 

알고 싶소

 

당신은 그를 사랑했소?

 

그 사악한 사람을 사랑했소?

 

사악하다고 하지 마세요

 

전 이제 모르겠어요

 

그럼 다시는
이 얘기를 하지 맙시다

 

모두 얘기하겠소

 

하지만 날 친구로 생각해주오

 

도움이 필요하고

 

누구를 신뢰하고 싶을 때...

 

지금 말고 자신을 더 명백히
바라볼 수 있을 때 말이오

 

내가 친구라는 걸 기억하오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제발 제게 잘해주지 마세요
전 그럴 자격이 없어요!

 

그런 말 마시오!
아직 살 날이 얼마나 많은데

 

아니요!

 

제게는 모든 것이 끝난 걸요

 

끝났다고요?

 

내가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잘생기고 영리하며
훌륭한 사람이었고

 

그리고 자유로웠다면

 

지금 당장 당신 앞에
무릎 꿇고

 

청혼했을 거요

 

피에르는 저 눈부신 혜성이

 

자신의 동정심 많은 영혼을
완벽히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마음은 새로운
생명으로 넘치고 있었다

 

6월 12일 서유럽 군이
러시아 국경을 침공하여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것은 인간의 인성과 이성에

 

완전히 반하는

 

사건이었다

 

2편 : 나타샤 로스토프 (Part II)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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